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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여고생 2명이 동반 자살해 충격을 준데 이어 이번에는 한 여중생이 자신을 따돌리고 괴롭힌다며 같은 반 친구 2명을 흉기로 찌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 용인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16일 오전 8시10분께 용인시 수지구 모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인 B, C(13)양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등을 한 차례씩 찔렀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B, C 양은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은 평소 같은 반 학생 몇 명에게 수시로 성적인 언어 폭행과 따돌림을 당했고, 사건 전날에도 '너 남자친구 있느냐?' '내 가슴 만져봐라'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어폭행 등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원폭력이나 왕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 심각성은 이제 그냥 넘어갈 수준이 아니다.
학원폭력이나 따돌림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극단적인 경우, 자살을 택하거나, 공격성을 드러낸다. 교실에서는 종종 흉기난동사건이 벌어지며, '왕따', '이지메'라는 단어는 학생들에게 전혀 낯선 단어가 아니다.
특
히 왕따문제는 사회의 시한폭탄과도 같다. 지난 2005년에는 한 일병이 GP(전방초소)내무반에서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8명의 전우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고, 2007년에는 버지니아 공대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 참극의
주인공은 왕따, 외톨이였다.
아직 피지 못한 여고생들이 따돌림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아직 어린
소녀가 친구를 향해 칼을 겨누는 상황은 잘잘못을 떠나 안타까운 모습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기관과
가정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며 소외된 이들을 끌어안는 개개인의 노력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오은희 기자 dhsl0209@asiatoday.co.kr>
'도 넘은' 학교 폭력…집단 성폭행에 폭행치사까지(종합)
잇딴 학교 폭력 발생…예방 시스템 부재가 문제 키워
[CBS사회부 최인수 기자] 학교 폭력이 갈수록 흉포화 되는 등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왕따’나 ‘집단 폭행’을 넘어 같은 학교 친구를 성희롱하며 동영상을 찍고, 성폭행한 뒤 앵벌이를 시키거나 마구 때려 숨지게 하는 일까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 스스로 학교 폭력에 방관자가 아닌 방어자가 되어야 하고, 학교 등 교육당국도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여중생 교복 찢는 게 졸업식 뒤풀이? ··· 집단 따돌림 동영상 물의
지난 5일부터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말로만 듣던 요즘 졸업식’이라는 제목의 1분 20여초짜리 동영상이 올라와 물의를 빚고 있다.
이 동영상에는 남녀 학생 20여명이 여중생으로 보이는 한 학생을 둘러싼 채 집단으로 괴롭히는 장면이 담겨있다.
학생들은 여중생의 교복 상의를 강제로 벗기는가 하면 머리에 케첩으로 보이는 액체를 뿌리기도 한다.
동영상에는 또 피해 학생이 상반신이 노출되자 급히 가리면서 도망치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경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앵벌이’ 거부하자 집단 성폭행
부산에서는 지난 5일 또래 여고생들을 1년여 동안 앵벌이 시키고 감금과 폭력, 집단 성폭행까지 일삼은 ‘인면수심’ 10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 사상구에 사는 A(16)양은 지난해 1월, 평소 알고 지내던 김 모(17) 군 등 또래 친구들의 협박에 못 이겨 행인을 상대로 구걸을 하는 이른바 ‘앵벌이’를 하게 됐다.
구걸이 부끄러웠던 A양이 연락을 끊고 잠적하자 이들은 또다른 피해자인 B양을 감금해 협박한 뒤 A양을 불러내 17시간 동안 감금하고 집단 성폭행까지 했다.
결
국 지난 3일 오후 A양은 아파트 6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는 무모한 탈출을 시도한 끝에야 친구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B양의 신고로 가해자 대부분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사건은 막을 내리게 됐지만 A양은 신장파열과 전신골절이 등 전치 13주의 치명상과
함께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게 됐다.
◆ 집단 폭행에 ··· 옷 벗기기 게임 강요까지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같은 반 친구를 5시간 동안 끌고 다니며 집단 폭행하고 옷까지 벗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
전 모 중학교 2학년 C양은 지난 3일 같은 반 친구들의 호출을 받았다. 친구들은 대전 도심 한복판인 대전시청 인근 주차장으로
C양을 끌고가 무릎을 꿇린 채 온몸을 마구 때렸고, 이어 근처 공원 화장실로 데려가 폭행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친구들은 또 C양을 대전 유성의 한 노래방을 찾아 게임이라며 옷을 벗도록 강요하고 동영상으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 고자질 했다며 마구 때려 숨지게도
경북 구미에서는 선생님께 고자질했다는 이유로 중학생이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숨지기도 했다.
경
북 구미경찰서는 8일 학교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김 모(14) 군 등 중학생 3명을 붙잡아 조사했다. 김 군 등은 7일
구미 시내 친구 집으로 같은 학교 친구 D군을 불러낸 뒤 주먹과 발, 청소기 쇠파이프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전문가들, “실질적인 학생 보호 시스템 구축해야···”
잇따르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서열화를 제어할 교육 당국의 학생 보호 시스템 부재를 지적했다.
마
을공동체 교육연구소 김수동 사무국장은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폭행사건은 학생들사이의 위계 질서에서 비롯돼 돈 상납과 폭행으로
이어지는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교육청과 학교는 피해자와 가해자로만 구분해서 접근하다보니 이런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또 “폭력 현장을 지켜 본 아이들이 신고조차 못하는 방관자가 돼 있는데 이 아이들을
방어자로 참여하도록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며 “이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학교와 교사가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ppl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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