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영화의 모습까지 합하면, 4가지 캐릭터로 변한다. 감독의 주문이 뭐였는지 궁금하다.
=전형적인 캐릭터만 아니면 된다고 하셨다. 청순하고 착하고, 나쁘고 못됐고, 이렇게 확 나누지 않고. 이쪽에도 걸쳐 있고, 저쪽에도 걸쳐 있고. 다음을 예상할 수 없는 엇박의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 감독님은 내가 점점 이상한 여자가 될수록 좋아하셨다.
-최동훈 감독과 작업한 배우들에겐 꼭 물어보는 질문이다. 촬영 중에 감독이 직접 시연을 많이 하는 편인데 어땠나.
=당혹스럽지, 처음엔. 본인은 내 연기를 보지 말고, 라고 운을 떼지만 배우 입장에선 아무래도 보게 된다. 이런 걸 원하는구나 알 수 있으니까. 재밌는 건 전우치든, 초랭이든, 서인경이든 다 감독님 같다는 거다.
-아무래도 당혹스러운 상황은 첫 촬영 때가 가장 컸을 텐데.
=갈대밭에서 말로 변한 초랭이를 타고 가다 전우치가 갑자기 나타나는 장면부터 찍었다. 배우들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추운 날이었다. 흔히 배우들은 한 테이크 뒤에 모니터 보고 이야기 나누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최 감독님은 모니터하러 가려고 하면 먼저 뛰어오셔서 시연한다. 모니터를 보려야 볼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배우에게 맡기는, 그래서 스스로 뭔가를 만들도록 하는 환경을 더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처음엔 신경이 쓰였다. 이게 맞나, 아닌 것 같은데, 한 적도 있고. 만약 감정의 기복이 심한 영화였다면 현장에서 눈에 불이 나게 싸웠을 거다. 그게 재밌긴 한데. (웃음) <전우치>는 그런데 순간적으로 다양한 걸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중반 이후엔 의견을 수용하게 되더라.
-최동훈 감독이 배우 마음을 알아차리고 시연 수위를 조절한 건 아닌가.
=아니. 시종 일관된 모습이었다. <범죄의 재구성> 때 백윤식 선생님도 한두 마디 하셨다더라. “그럼 최 감독이 (배우) 하지.” 근데 감독님이 꼭 이것이어야만 한다고 강요하는 건 아니다. “수정, 아, 이게 말이야. 인경이가 말이야.” 듣다보면 “네 감독님 알겠어요”, 하게 된다. 그분이 지닌 유머러스함 때문에 배우들이 기분 상하지 않고 따르게 된다.
=전형적인 캐릭터만 아니면 된다고 하셨다. 청순하고 착하고, 나쁘고 못됐고, 이렇게 확 나누지 않고. 이쪽에도 걸쳐 있고, 저쪽에도 걸쳐 있고. 다음을 예상할 수 없는 엇박의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 감독님은 내가 점점 이상한 여자가 될수록 좋아하셨다.
-최동훈 감독과 작업한 배우들에겐 꼭 물어보는 질문이다. 촬영 중에 감독이 직접 시연을 많이 하는 편인데 어땠나.
=당혹스럽지, 처음엔. 본인은 내 연기를 보지 말고, 라고 운을 떼지만 배우 입장에선 아무래도 보게 된다. 이런 걸 원하는구나 알 수 있으니까. 재밌는 건 전우치든, 초랭이든, 서인경이든 다 감독님 같다는 거다.
-아무래도 당혹스러운 상황은 첫 촬영 때가 가장 컸을 텐데.
=갈대밭에서 말로 변한 초랭이를 타고 가다 전우치가 갑자기 나타나는 장면부터 찍었다. 배우들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추운 날이었다. 흔히 배우들은 한 테이크 뒤에 모니터 보고 이야기 나누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최 감독님은 모니터하러 가려고 하면 먼저 뛰어오셔서 시연한다. 모니터를 보려야 볼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배우에게 맡기는, 그래서 스스로 뭔가를 만들도록 하는 환경을 더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처음엔 신경이 쓰였다. 이게 맞나, 아닌 것 같은데, 한 적도 있고. 만약 감정의 기복이 심한 영화였다면 현장에서 눈에 불이 나게 싸웠을 거다. 그게 재밌긴 한데. (웃음) <전우치>는 그런데 순간적으로 다양한 걸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중반 이후엔 의견을 수용하게 되더라.
-최동훈 감독이 배우 마음을 알아차리고 시연 수위를 조절한 건 아닌가.
=아니. 시종 일관된 모습이었다. <범죄의 재구성> 때 백윤식 선생님도 한두 마디 하셨다더라. “그럼 최 감독이 (배우) 하지.” 근데 감독님이 꼭 이것이어야만 한다고 강요하는 건 아니다. “수정, 아, 이게 말이야. 인경이가 말이야.” 듣다보면 “네 감독님 알겠어요”, 하게 된다. 그분이 지닌 유머러스함 때문에 배우들이 기분 상하지 않고 따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