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덴 형제
http://www.dardenne-brothers.com/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1001&article_id=23252
다르덴 형제의 첫 번째 극영화는 1986년에 제작한 <플러시>이다. 이후 두 번째 극영화 <당신을 생각해요>를 1992년에 만든다. 1994년에 설립한 극영화 제작사 FLEUVE 이후, 마치 핏줄처럼 닮은 세편의 영화 <약속>과 <로제타> <아들>에까지 극영화 작품은 모두 다섯편이 되었다. 그런데 우선 그 작업방식이 독특하다. 다르덴 형제는 “우리는 한 사람이지만, 눈은 네개”라고 표현한다. 두명이 공동연출을 할 때 상상 가능한 생산적인 분담 방식의 한 예를 드는 것으로 이 표현은 더 잘 설명된다. 주로 촬영과 편집을 맡는 장 피에르 다르덴과 사운드쪽을 맡는 장 뤽 다르덴은 촬영장에서는 한 사람은 모니터를 보고, 또 한 사람은 배우를 본다. 모니터 뒤에 있는 사람은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 거론하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자리를 바꾼다. 역시 모니터 뒤에 있는 사람은 침묵한다. 둘 사이의 의사소통은 필요없다고 한다. 말하지 않아도 의중을 이해한다고 한다. 그러니, 역으로 정말 ‘눈이 네개 달린 한 사람’의 역을 하게 되는 셈이다. 또 한 가지, 다르덴 형제의 독특한 연출방식의 예가 되는 것은 혹독한 수준의 리허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배우에게 요구하는 것은 결국 “육체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작업은 먼저 카메라맨 없이 시작되어, 많은 리허설로 동선을 구성해보고, 또 몇 가지 버전으로 바꿔본다. 이때는 대사에 대한 부담도 주지 않는다. 수차례 반복한 뒤 카메라는 돌아간다. 하지만 이제는 연습한 걸 정확하게 할 필요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배우의 움직임과 디테일들이 살아난다. 그때에 가서야 대사를 시작하고 조정해나간다. 다르덴 형제는 배우가 육체로 말을 건네기를 원한다. 카메라는 그 살아 있는 ‘물질성’을 담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그들 식의 ‘리얼리즘’이며 다큐멘터리에서 극영화로 넘어오면서 발전되는 그들만의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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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
원래 올리비에의 직업은 목수가 아니라 요리사였다. 하지만 다르덴 형제는 주인공이 칼을 집는 순간마다 복수의 행위를 연상시키는 상징성에서 벗어나고자 목수로 직업을 바꿨다
눈앞에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를 비껴가기도 하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을 만들어내는 작업. 가능성들을 헛되이 보내버리면 안 되는 작업”이라고 다르덴 형제는 극영화를 정의한다.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는 현실과 부딪쳐야 한다. 있는 사실을 조작하거나 움직이는 일은 안 될 말이다. 극영화에선 그걸 변형하는 일이 가능하다”라고 그 차이를 설명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큐멘터리의 그 측면을 극영화에도 반영하려고 애쓴다. 우리에게 굴하지 않는 뭔가를 찍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보여주거나 모든 것을 보지 않으려고 한다. 다루기 쉽지 않은 ‘저항감’이 우리가 찍고 있는 대상에 진실과 생명을 부여해주는 것이다”라고 그 연계를 설명한다.
혹시나 여기서 그들이 사용하는 저항감이라는 표현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건 세계에 대해 갖추어야 할 카메라의 올바른 저항적 태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허구를 만들기 위해 가공하려는 카메라의 행위에 맞서거나 걸림돌이 되는 실제의 그 물리적인 한계성을 같이 포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거기에 있으므로 그것을 찍는다, 라고 우리는 바꿔 말할 수 있다. 이것을 전제로 다르덴 형제의 카메라는 대상의 ‘움직임’에 매달린다. 그것이 다르덴 형제가 말하는 아무것도 보지 않거나, 모든 것을 보는 방법이다. 사회의 ‘주변’에 있는, 혹은 윤리적인 갈등에 놓인, 그래서 더욱더 안절부절못하는 그들의 ‘등 뒤’를 쫓아다닐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